[AI 각축전] 美-EU 등 잇단 규제 움직임에 빅테크들 “책임있는 AI 개발” 콘텐츠 무단 사용 논란엔 침묵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는 인공지능(AI) 기술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AI 윤리’ 분야에서도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구글은 1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I/O 2023’을 통해 “AI를 시작부터 책임 있게 개발하고 사용하겠다”는 원칙을 발표했다. 기업이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학습시키고 이를 적용한 서비스를 개발 및 운영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리스폰서블(책임 있는) AI’를 구현하겠다는 의미다.
구글은 구체적인 방안으로 허위 정보를 담은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언급했다. 구글 검색 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앱)에 이미지 파일을 올리면 원본 출처 등을 확인해 이용자가 합성이나 조작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만한 근거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구글은 올해 안에 이 기능을 적용해 일반 이용자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그러자 MS도 구글과 마찬가지로 책임 있는 AI를 핵심 가치로 제시하고 나섰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공정, 신뢰, 보안, 포용, 투명, 책임 등 6가지 원칙을 기반으로 AI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앞다퉈 AI 윤리를 강조하는 것은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규제 움직임을 감안한 것이기도 하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AI 기업 경영자를 4일 백악관으로 초청해 “책임 있는 혁신”을 강조했다. 이 자리엔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등이 참석했다.
다만 구글과 MS는 AI의 기반이 되는 LLM의 학습 과정에서 활용한 뉴스 등 콘텐츠의 대가 지급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저작권과 관련한 공정성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