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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엠폭스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언 해제

입력 | 2023-05-12 04:02:00

/뉴시스


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현지 시간) 엠폭스(원숭이두창)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언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엠폭스에 대해 PHEIC 선언을 한 지 10개월 만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열린 브리핑에서 엠폭스가 더이상 PHEIC 선언 요건을 구성하지 않는다는 전문가 위원회의 조언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이다. PHEIC가 선언되면 WHO가 질병 억제를 위한 연구와 자금을 지원하고,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다.

엠폭스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WHO에 따르면 그간 111개국에서 8만7000건이 보고됐고 이 질환에 감염돼 숨진 사람이 140명에 이른다. 엠폭스는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으로 인체 감염 사례가 보고된 아프리카의 풍토병이었다. 하지만 작년 5월부터 세계 각국으로 확산했다. 이 병에 걸리면 평균 1, 2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이나 두통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증상이 나타나고 1~3일 뒤엔 수두와 비슷한 피부 발진이 시작된다. 이런 증상은 2~4주 뒤 자연스레 호전되지만 일부 중증 감염이 생기기도 한다.

엠폭스는 동성 남성 간 성적 접촉으로 감염되는 사례가 많다는 특징 때문에 감염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차별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감염 사실을 숨기는 감염자들이 많았고 대응이 어려웠던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WHO는 지난해 7월 엠폭스에 대해 PHEIC를 선언했다.

WHO는 이번에 PHEIC를 해제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엠폭스 감염자 규모의 현저한 감소’, ‘세계 각국 발병 통제 역량 강화’를 들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최근 3개월간 엠폭스 발병 건수는 직전 3개월 대비 거의 90% 줄어들었다”며 “주요 발병 지역과 협력하면서 엠폭스 확산을 통제하는 데 꾸준한 진전이 나타났다”고 평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엠폭스에 대한 PHEIC가 해제됐다고 해서 모든 작업이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각국이 검사 역량을 유지하고 엠폭스의 위험을 평가하는 노력을 지속하는 게 여전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엠폭스에 대한 예방과 치료를 기존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통합해 발병할 때 신속하게 대응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