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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가스公, 41조 규모 고강도 자구책…자산매각·임금반납

입력 | 2023-05-12 10:06:00

뉴스1


사상 최악의 적자난에 허덕이는 한국전력공사(015760)가 오는 2026년까지 25조원 이상의 재무개선을 추진한다고 12일 발표했다. 지난해 5월 비상경영체제 돌입 직후 발표한 20조원(5개년)에서 28% 상향한 목표치다.

여의도 남서울본부 매각과 한전 아트센터 등 보유 사옥의 공간 효율화를 통해 수익 증대를 꾀하고, 1직급 이상 임원급에 대해서만 적용해 온 임금 인상분 반납을 2~3직급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1분기까지 미수금 규모가 11조6000억원에 달하는 한국가스공사(036460)도 이날 15조4000억원 규모의 재무개선 대책을 내놨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이날 전남 나주본사에서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다짐대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추가 자구안을 발표했다.

자구안의 내용을 보면 한전은 지난해 비상경영체제 돌입 이후 현재까지 추진 중인 20조1000억원의 절감안에 이어 추가로 5조6000억원(한전 3조9000억원, 전력그룹사 1조7000억원)의 재정 절감대책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안정적인 전력공급 및 안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전력설비 건설 시기·규모를 추가로 조정해 1조3000억원을 절약하고, 업무추진비 등 일상적인 경상경비는 1조2000억원까지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 News1 DB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전력시장제도를 추가로 개선해 영업비용의 90%를 차지하는 구입전력비도 2조8000억원까지 감축한다는 목표다.

재정건전화를 위한 보유 자산 매각도 확대·추진한다. 한전은 기존 매각을 추진 중인 보유자산 44개소(전력그룹사 포함) 외 ‘매각 가능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수도권 대표자산인 여의도 소재 남서울본부 매각을 추진한다.

또 강남에 위치한 한전 아트센터 및 10개 사옥(서인천지사 등)에 대해선 임대를 우선 추진, 추가 임대자산도 지속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1직급 이상 간부들에만 적용해 온 임금 인상분 반납도 2~3직급 직원들에게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비상경영체제 돌입 이후 1직급 이상 간부들은 성과급 및 임금 인상분을 반납해왔다.

한전을 이를 확대해 2직급 이상에 대해서도 1직급 간부들과 동일하게 임금 인상분을 전부 반납하도록 했다. 3직급 직원의 경우 임금 인상분의 50%를 반납한다.

성과급은 경영평가 결과가 확정되는 6월쯤 1직급 이상은 전액, 2직급 직원에 대해선 50% 반납을 결정했다. 한전은 노조에도 고통분담 차원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청했다.

조직·인력 효율화를 통한 비용절감도 꾀한다.

한전은 지난 1월 업무통합·조정 등으로 496명의 정원을 감축한 데 이어, 향후에도 전력수요 증가나 에너지 신산업 확대 등에 따른 필수 증가 소요인력 1600여명을 업무 디지털화·사업소 재편·업무광역화 등을 통한 인력 재배치를 통해 자체 흡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실례로 고객창구 및 154kV 변전소 무인화, 설비관리 자동화(로봇·드론 활용), 345kV 변전소와 급전분소 통합 관제 담당 인력들의 경우 일하는 방식의 디지털화를 확대해 약 210명의 기존 인력을 신규 원전 수주·에너지 효율개선 사업 등 미래성장 분야로 재배치한다는 구상이다.

또 1980년대 후반부터 유지해온 행정구역 기준의 지역본부(15개) 및 지사(234개) 구성을 주요 거점 도시 중심으로 조정하고, 지역 단위 통합업무센터 운영을 통한 단계적인 업무 광역화를 추진한다. 한전은 이를 위한 전담부서도 신설할 예정이다.

이번 추가 자구책에 포함될지 여부로 관심을 끌었던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로의 출연금 축소 방안은 빠졌다. 다만 역대급 비용절감을 추진 중인 한전은 한전공대 출연금 축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이 올해 한전공대에 출연하기로 한 예산은 1588억원이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공대에 대한 출연금 축소방안은 추후 별도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이날 “고강도 자구대책을 더욱 신속하고 확실하게 추진하겠다”면서 “전 임직원이 경영체계 전반에 걸친 과감한 혁신과 고객편익 증진에 비상한 각오로 적극 동참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대한민국 대표 에너지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전의 자구안 발표 이후 정부·여당은 2분기 전기요금 결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발표는 다음 주 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상 폭과 관련해서는 kwh당 7원 인상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직전 1분기 인상 폭이 kwh당 13.1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절반 정도의 인상 규모다.

한국가스공사 사옥 전경. ⓒ News1 DB

이날 한국가스공사도 15조4000억원 규모의 재무개선 대책을 내놨다. 한전과 마찬가지로 1급직 이상 간부들의 올해 임금 인상분 전액 반납에 더해 2급직 직원들도 50%를 반납하기로 했다.

또 조직 슬림화 및 공급관리소 스마트화 등 조직 혁신을 통해 인력 운영의 효율성과 운영비용 절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유인 공급관리소의 단계적 무인화 전환은 지난 10여년간 노사 협의 난항으로 답보 상태였으나, 지난 4월 스마트화된 관리소 16곳을 무인화하고 80여명을 재배치해 50억원가량의 비용을 절감한 바 있다.

가스공사가 이에 더해 소속 프로농구단 운영 효율화를 통해 운영비를 전년 대비 20%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가스공사는 앞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강도 높은 자구노력 이행에 총력을 기울여 국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는 공기업으로 거듭 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가스공사가 공시한 연결재무재표기준 올해 1분기 영업실적을 보면 지난 1분기까지 누적 미수금은 11조6000억원에 달한다. 1분기에만 약 3조원이 늘었다.

미수급 급증에 따른 단기 차입금 증가와 이자율 상승에 이자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2323억원으로 늘면서, 당기순이익도 1394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81%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5884억원으로, 전년대비 3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