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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北 생화학무기 전력 세계 3위…대응 방안 수립해야”

입력 | 2023-05-12 13:26:00


북한이 핵 ·미사일과 함께 생화학무기, 사이버공격 등의 비대칭전력 증강에 국력을 집중하고 있어 이에 대응한 전략을 종합적으로 수립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2일 박은주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동아시아 다중안보 위기 속 북한의 비대칭전력 증강이 가지는 의미’ 보고서에서 “북한이 진입 장벽이 낮고, 적은 비용으로 큰 효용을 얻을 수 있는 비대칭전력 증강에 몰두한 것은 국가생존 전략이자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며 “이러한 기조는 김정은 시대 들어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중국·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 진영 간의 대결 양상이 북한 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현재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진영 간 대립과 전략적 연대에 동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핵·미사일뿐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생물무기 및 화학무기 전력도 최대 세계 3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북한은 유엔 생물무기금지협약과 화학무기금지조약에도 가입돼 있지 않아 유사시 공격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박 부연구위원은 “북한이 생화학무기 보유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생화학무기 개발도 비밀리에 이루어지고 있어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신경성, 혈액성, 최루성, 수포성 화학무기와 10~13종의 생물무기를 개발하여 분산된 시설에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완전히 허구는 아닐 것”이라며 “북한은 유사시 핵·미사일 외에도 생화학무기를 실전에 투입해 전선이 형성되기 전 승기를 잡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대응 방안으로 우선 전통적인 전쟁 개념에 기반한 각 군의 역할과 군사력 증강 방향이 현시점에서도 타당한지 포괄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군의 도발 행태는 물론 무기체계도 달라진 현 상황에 맞게 비전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국방부와 외교부, 통일부 등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북한 비대칭전력 대응 TF’를 구성하고, 단일 국가 단위에서의 대응은 한계가 있어 국제적 공조를 이끌 방안도 모색할 것을 제언했다.

박 위원은 “북한의 비대칭전력 증강이 현실화해 한국과 국제사회의 안보 불안정성을 높이고 있지만 한국이 국제적 규범을 무시하고 북한과 비대칭전력 증강 대결을 할 수는 없다”며 “국제규범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선제 대응 능력을 갖출 방안도 함께 모색한다면 남북한 간의 전력 비대칭성을 낮추는 효과도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