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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판 IRA… “유럽산 전기차에 보조금 지급”

입력 | 2023-05-13 03:00:00

배터리-신재생 ‘녹색산업법’ 발표
“佛 투자 세금감면… 일자리 창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이 연금개혁 입법 완료 후 추가 개혁을 예고한 가운데 자국에 투자하는 친환경 기업을 지원하는 ‘녹색산업법안’을 발표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해 프랑스에 투자하는 배터리 태양광 등 친환경 기업에 세금을 공제하고, 유럽 기업에 유리한 방식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유럽연합(EU)이 최근 미국 IRA를 의식해 ‘탈탄소’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그린딜(Green deal) 정책을 도입한 데 이어, 프랑스가 비슷한 방식으로 자국 산업을 추가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간) 정재계 인사들을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에 초청해 산업구조를 개혁하는 재산업화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다음 주 초 발의할 녹색산업법안의 윤곽을 공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재산업화는 프랑스 전역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유일한 방법”이라며 “우리는 경제적, 정치적, 지정학적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법안에선 ‘녹색산업 세액 공제’ 관련 내용이 눈에 띈다. 배터리,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등 친환경 기술에 투자하는 기업에 세금을 공제하는 내용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를 통해 2030년까지 200억 유로(약 29조 원)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등 유럽산 전기차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최대 5000유로(약 729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보조금 대상 기업의 요건으로 ‘탄소 발자국’을 내걸었다. 탄소 발자국은 상품을 생산·소비·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무게 단위로 표시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린 탄소 발자국 측면에서 유리한 유럽산 배터리와 차량을 더 지원하게 될 것”이라며 “비(非)유럽 산업을 키우는 데 프랑스인들의 세금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

프랑스 정부는 IRA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미국과 중국에 대응하겠다고 일찍이 밝힌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조만간 대만의 프롤로지움 테크놀로지가 프랑스 북부 오드프랑스 지역에 50억 유로(약 7조2900억 원)를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신설한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