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괴롭히는 아이가 있어요/아멜리 자보 글·아니크 마송 그림·이정주 옮김/32쪽·1만4000원·책읽는곰 (3세 이상)
샤를로트는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 아녜스를 ‘늑대’라 부른다. 아녜스는 샤를로트를 놀리며 괴롭힌다. 샤를로트가 의기소침해질수록 아녜스와 그 무리는 더 신이 나 깔깔거린다.
결국 샤를로트도 아녜스처럼 돼 버렸다. 친구 시메옹에게 “저리 가, 멍청아! 여기 너랑 놀 사람 없어!”라고 소리친 것. 강해진 것 같은 마음에 샤를로트는 우쭐해졌다. 하지만 이내 깨달았다. ‘화’가 자신을 늑대로 만들어 버렸다는 걸. 다음 날 샤를로트는 아녜스에게 따졌다. “넌 왜 걸핏하면 못된 늑대로 변하는 거니?” 그리고 시메옹에게 가서 말한다. “우리 못된 늑대들은 신경 쓰지 말자.” 둘이 함께 있으니 더 강해진 것 같다. 그리고 샤를로트의 고민은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렸다.
친구 간 괴롭힘과 이에 대한 아이들의 복잡함 심경을 세밀하게 그렸다. 응어리진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침묵을 깨고 용기 내어 말하기, 다른 친구들과 사귀기 등 괴롭힘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도 담아 아이들이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응원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