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가 11일 구속됐다. 라 대표는 투자자들로부터 휴대전화와 증권계좌를 넘겨받은 뒤 작전 세력끼리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거래를 통해 삼천리 다우데이타 서울가스 등의 주가를 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라 대표는 2640억 원을 벌어들이고, 이 중 절반인 1320억 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챙기려 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런 대규모의 주가 조작이 이뤄질 수 있도록 라 대표 일당을 도운 인물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 검찰은 의사들을 투자자로 끌어들였다는 의혹을 받는 주모 씨의 병원을 어제 압수수색했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투자자 중에서도 처벌 대상이 나올 수 있다. 시세 조종을 미리 알고도 투자했다면 결과적으로 손해를 봤더라도 주가 조작의 공범이 될 가능성이 높다. 라 대표와 측근들이 골프아카데미, 식당 등을 운영하면서 범죄 수익을 빼돌렸는지도 확인해 모두 환수해야 한다.
해당 종목의 주가가 폭락하기 직전 주식을 대량 처분한 대주주들에 대한 수사도 서둘러야 한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은 폭락 나흘 전 605억 원 상당의 다우데이타 주식을 팔았고,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은 폭락 일주일 전 자사 주식을 매도해 457억 원을 현금화했다. 11일 국회 정무위에서 한 의원은 “귀신도 놀랄 매도 타이밍”이라고 지적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그런 의심이 있어서 수사 당국에서 미공개 정보, 내부자 거래 이용도 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