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꽃시장에서 상인이 꽃다발에 감사 문구를 달고 있다. 2023.5.14 (서울=뉴스1)
유치원과 초중고교 현직 교사, 대학교수 중 “다시 태어나도 교사(교수)를 하겠다”는 이는 5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과 학부모의 교권 침해, 잇단 학교 폭력 논란, 정부의 교원 감축 계획에 교직 만족도는 17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14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제42회 스승의날(15일)을 맞아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교원들의 교직 인식은 역대 조사 이래 가장 부정적이었다. ‘현재 교직 생활에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는 응답은 23.6%에 그쳤다. 2006년 첫 설문에서는 67.8%를 기록했지만, 17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선택하겠는가’라는 질문에도 ‘그렇다’는 응답은 20.0%에 그쳐 역대 최저였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첫해였던 2020년(32.1%)보다 낮았다. 교총은 “2020년은 교원들이 방역 업무까지 떠안아 업무 부담이 가중됐던 시기인데 그보다 더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권 하락과 사기 저하가 ‘학생 생활지도 기피, 관심 저하’(46.3%)로 이어지고 있다는 응답도 많았다. ‘수업에 대한 열정 감소로 교육력 저하’(17.3%), ‘학교 발전 저해, 교육 불신 심화’(14.7%)로 이어지고 있다는 응답도 있었다.
교권 보호 법안은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권 침해가 심각해지자 이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내용의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에 관한 특별법(교원지위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제출한 법안은 여전히 교육위에 계류 중이다.
교총은 “수업방해 등 학생 문제행동에도 제지할 방법이 없고, 괜히 적극 지도했다가 무차별적인 항의, 악성 민원, 아동학대 신고만 당하는 무기력한 교권이 교원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