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형 한국프로탁구리그 위원장은 “탁구 덕분에 국가대표 선수도 하고 결혼도 했다. 탁구로 받은 사랑을 탁구로 돌려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DB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안재형 전 한국 탁구 대표팀 감독(58)은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낸 ‘탁구 레전드’다. 2년 뒤 열린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유남규와 함께 짝을 이뤄 남자 복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지난해 출범한 한국프로탁구리그(KTTL) 위원장을 맡고 있다. KTTL은 14일 열린 내셔널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을 끝으로 두 번째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안 위원장은 “프로탁구는 ‘맨땅에 헤딩’ 하듯이 출범했지만 시즌을 치르고 보니 많은 분들이 잘했다고 얘기해 주신다. 첫 시즌에 비해 두 번째 시즌엔 관중도 두 배 가까이 늘었다”며 “다음 시즌에는 어떻게 해서든 더 많은 관중이 찾아오게 하려 한다. 좀 더 팬 친화적인 리그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중국 탁구 국가대표 선수였던 자오즈민(60)과 결혼해 큰 화제를 모았다. 둘의 아들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안병훈(32)이다. 자오즈민 역시 서울 올림픽에서 여자 복식 은메달과 단식 동메달을 딴 메달리스트다. 안병훈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골프에 출전했으니 가족 모두가 올림피언이다.
이름은 ‘아이핑퐁 탁구클럽’으로 정했다. ‘아이(愛)’는 중국어로 사랑이라는 뜻이고, 핑퐁은 영어로 탁구를 의미한다. 그는 “내가 워낙 탁구를 사랑하니까 그렇게 지었다”면서 “아이(I)를 영어로 쓰면 ‘내가 곧 탁구’라는 뜻이 된다. 그런 의미도 담고 있다”며 웃었다.
탁구는 하기 쉬운 듯하면서도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안 위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여유를 갖고 천천히 탁구에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안 위원장은 “탁구는 공이 작고 가벼워서 초보자들에게 어려울 수 있다. 처음에는 공만 줍다가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3∼6개월을 꾸준히 치다 보면 탁구공의 속도감을 알게 된다. 그걸 알고 치면 랠리가 된다. 일단 공이 오고 가기 시작하면 탁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승부에 집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동호인 탁구라고 해도 남을 이기려 하면 몸을 혹사해야 하고, 그러면 몸이 괴로워진다. 하지만 탁구 자체를 즐기려고 하면 정말 오랫동안 재미있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내 스포츠인 데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 탁구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은 운동으로 평가받는다. 안 위원장은 “탁구는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에게도 적합한 운동이다. 부상 위험이 적고 체력 단련에도 좋다.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면 즐겁게 더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