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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연결된 우리[내가 만난 名문장/김하나]

입력 | 2023-05-15 03:00:00

김하나 작가·‘여둘톡’ 팟캐스터


“그것은 바로 너다.”
―고대 인도 경전 ‘찬도기야 우파니샤드’ 중에서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온 우주가 내 안으로 들어오는 것 같았다. 고대 인도 경전인 ‘찬도기야 우파니샤드’에 나오는 말이다. ‘Tat tvam asi(타트 트밤 아시).’ ‘그것은 바로 너다’ 또는 ‘네가 바로 그것이다’라는 뜻이다. 이 짧고 단호한 선언 속에 우주의 생성 원리와 생명의 숨결이 들고 난다. 개개인과 모든 동식물과 자연물이 하나하나의 우주이자 더 큰 것의 일부이고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직관적으로 일깨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말한다. “벌들은 사방 여러 나무에서 그 즙을 가져다가 하나의 꿀로 만들지 않느냐. 꿀이 만들어지고 나면 ‘나는 이 나무의 즙이오’ ‘나는 이 나무의 즙이오’ 하는 개별 의식이 없다. 세상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았든지, 호랑이, 사자, 이리, 돼지, 여치, 파리, 모기 그 무엇이었든지, 모두 그 존재 자체가 된단다. 그 아주 미세한 존재, 그것을 세상 모든 것들은 아트만으로 삼고 있다. 그 존재가 곧 진리이다. 그 존재가 곧 아트만이다. 그것은 바로 너다.”

아들은 말한다. “제게 좀 더 설명해 주십시오.” 아버지는 아들에게 저 보리수나무에서 열매 하나를 따오라고 한다. 아버지의 말에 따라 그것을 쪼개고, 그 속에 든 씨앗 하나를 또 쪼개어 본 아들은 그 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네가 볼 수 없는 미세한 것, 그 미세함으로 이루어진 이 큰 나무가 서 있는 것을 보아라.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그것이 있음을 믿어라. 그 존재가 곧 진리이다. 그것은 바로 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진리에 대한 설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바로 너다’라고 말함으로써 모두를 세상에 들여놓는 방식 또는 모두에게 세상을 들여놓는 방식이다. 나는 이토록 간명하게 우리를 서로에게, 또 우리를 우주에 체결시키는 문장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김하나 작가·‘여둘톡’ 팟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