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여행… “DMZ 가장 가보고 싶어 한식 사랑해 집에 간장-고추장 있어 그날 집으로 맞은 건 운명과도 같아”
폭설로 고립된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집을 내준 미국인 부부 알렉산더 캠파냐(왼쪽), 앤드리아 캠파냐 씨.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추위와 두려움에 떨었을 이들의 마음을 녹여주고 싶은 마음에 집에 있던 한국 음식 재료를 꺼내와 보여줬어요. 한국 음식을 사랑하는 저희 집에는 간장, 고추장, 고춧가루 등이 있거든요.”
지난해 12월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주 북서부에 내린 폭설로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 9명에게 2박 3일간 집을 내준 미국인 부부 알렉산더 캠파냐(40), 앤드리아 캠파냐 씨(43)는 당시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사장 김장실) 초청으로 13일 방한한 캠파냐 부부를 서울 종로구의 한식당에서 14일 만났다. 이날 부부는 5개월 전 자신의 집 문을 두드렸던 일행 중 한 명인 박건영 씨(55)와 재회했다. 이 부부는 박 씨 등과 지내는 동안 제육볶음과 닭볶음탕을 함께 만들어 먹었다. 박 씨는 “캠파냐 씨 부부가 냉장고 문을 활짝 열어 보이며 ‘한국 요리를 마음껏 만들어 먹으라’고 해준 말이 참 고마웠다”고 했다. 이에 알렉산더 씨는 “우리가 평생의 친구가 된 것이야말로 가장 큰 수확”이라고 화답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