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전경 복무 유영옥씨 일기장 공개 “피투성이 데모대 계엄군에 끌려가 참상은 전경에게도 평생 트라우마”
“통행금지를 위반한 청년을 데리고 있었는데, 공수부대원 2명이 다가와 ‘비켜’ ‘비켜’ 하더니 어두운 곳으로 데려가 대검으로 찔렀다.”
전남도경에서 제2중대원으로 복무했던 유 씨는 1980년 5월 18일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체포된 남녀 데모대 2명이 계엄군의 구두에 차이며 끌려가고 있다. 점심밥조차 넘어가지 않는다”고 적었다. 1980년 5월 21일에는 “새까맣게 불타 쌓인 차량들이 골격만 남은 채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사태는 점점 심각해졌다”고 썼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전투경찰로 복무했던 유영옥 씨의 일기장. 당시 계엄군의 만행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유영옥 씨 제공
민간인을 향해 발포했던 계엄군이 대검으로도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증언은 처음이 아니다. 당시 3공수여단 중사로 광주역에 있었던 김귀삼 씨(68)도 올 3월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총에 대검을 장착해 시민군으로 저항하다 잡혀온 분을 찔렀다”고 고백한 바 있다. 다만 대검 학살 피해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