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자들이 튀르키예 대통령 선거 개표를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투표 하루 전인 13일 저녁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자신이 패배하기를 바란다면서 미 대통령에 “답을 주자”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미국과 튀르키예 정부가 갈등하고 있음을 이례적으로 그리고 직설적으로 드러낸다. 권위주의적이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별종으로 행동하는 에르도안 때문에 일부 미 의원들이 튀르키예를 나토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미 당국자들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튀르키예의 정권 교체를 계기로 양국관계를 개선해 튀르키예를 친서방으로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에르도안은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왔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실무적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해왔다. 튀르키예는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미 당국자들은 튀르키예가 반도체 등 제재 대상 물품이 러시아에 전달되는 통로라고 말한다. 에르도안은 또 러시아로부터 첨단 대공미사일을 구매해 나토의 반발을 샀으며 미국은 F-35 합작 생산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튀르키예는 또 다른 나토 회원국 전체가 동의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방해했다. 스웨덴의 경우 특히 “쿠르드 테러리스트” 등을 옹호한다며 마지막까지 반대해왔다. 이와 관련 많은 미 당국자들이 선거용 정책이며 선거 뒤에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허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튀르키예 정권이 바뀌어도 미국과 관계가 한 순간에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무리다. 킬리츠다로글루 후보 역시 미국의 시리아 및 이라크내 쿠르드족 지원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튀르키예 주재 미 대사가 킬리츠다로글루 후보를 만나자 격분해 “이번 선거에서 미국에 교훈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튀르키예 대선을 바라보며 초초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