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5일 공개한 ‘최고위원 입후보 사전 질문서’ 내용 중 일부.
국민의힘은 15일 태영호 전 최고위원 사퇴에 따라 오는 다음 달 9일에 치러질 최고위원 보궐선거 관련, ‘입후보자 사전질문지(사전 자기검증진술서)’를 처음 도입한다고 밝혔다. 당은 질문지에 가상자산(암호화폐) 보유 여부와 경험을 묻는 질문을 포함해, 현재 민주당에서 논란이 불거진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의혹을 당 차원에서 차단하고 이와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겠다는 의도로 관측된다.
배현진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관리위원회 첫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최근 당 지도부와 새 지도부에 대한 엄격한 도덕성을 바라는 국민들의 바람을 담아서 처음 도입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선관위는 이날 회의를 통해 전날(14일) 민주당을 탈당한 김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을 고려, 사전질문서의 재산 형성을 묻는 항목에 ‘현재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느냐’, ‘(가상자산 보유)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을 포함하기로 했다.
그중 재산 형성 관련된 항목으로 가상자산 문제를 묻는 질문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앞서 선관위원장을 맡게 된 김도읍 의원도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번에 특히 공직선거 자격심사에 있어서 자기검증진술서에 코인 등 가상자산 유무 관련 질의가 추가됐다”며 이를 강조하기도 했다.
배 의원은 해당 항목의 허위 기재 가능성에 대해선 “본인 진술과 기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양당에서 처음으로 지도부를 뽑는데 가상자산 보유(여부)를 수면 위로 올려서 기재한 것이라서 상당히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당은 최다득표자가 동수로 2명 이상이면 결선 투표를 따로 하지 않고 둘 중 연소자가 당선되도록 하는 ‘연소자 배려 기준’도 새로 도입했다.
여기에 부적격 심사기준은 당내 당규에 규정된 내용을 원칙으로 하되,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내용도 심사 대상에 넣기로 했다. 당이 잇단 설화를 빚은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 등 지도부 인사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고, 엄격한 도덕성 검증을 강조해 이미지 쇄신을 노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