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 비난 가짜 영상 게재 본인도 ‘성추문 가짜 머그샷’ 대상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가짜 영상(위쪽 사진). 누군가가 미 CNN 방송 유명 앵커 앤더슨 쿠퍼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비난한다며 가짜 영상을 올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퍼 나른 것이다. 아래쪽 사진은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짜 ‘머그샷’. 사진 출처 트루스소셜 등
최근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인물 사진이나 영상, 오디오를 합성하는 ‘딥페이크’ 기술이 발달하면서 내년 11월 미국 대선이 AI발(發) 가짜 영상에 의한 흑색선전에 오염될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AP통신은 14일 “AI가 2024년 대선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정교한 생성형 AI는 최소 비용으로 사람의 목소리와 이미지를 복제해 초현실적인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를 몇 초 만에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몇몇 대선주자는 아예 가짜 동영상과 뉴스를 확산시키는 주요 통로가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13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에 자신을 종종 비판해온 CNN 방송의 유명 앵커 앤더슨 쿠퍼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는 가짜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수백만 회 조회됐으며 일부 친(親)트럼프 매체는 이를 기사로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이 가짜 뉴스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는 2016년 대선 직전 한때 불륜 관계였던 성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성추문 입막음’ 용도의 돈을 지급했다는 혐의로 올 3월 미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형사 기소됐다. 당국은 그의 신분을 고려해 ‘머그샷’(피의자의 식별용 사진)을 촬영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온라인에는 그의 가짜 머그샷이 범람했고,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를 프린트한 티셔츠가 판매됐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