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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외면… 우리도 같은 고민”

입력 | 2023-05-16 03:00:00

[미래 일터를 찾아서]
英 거대노조들, 한국과 ‘동병상련’
청년 근로자 ‘끌어들이기’ 안간힘




한국에서는 최근 일명 ‘MZ(밀레니얼+Z세대)노동조합’이 기존 거대 노조를 외면하고 독자적인 길을 잇달아 걷고 있다. 기존 노조의 지나친 정치화, 극단으로 치닫는 노정 관계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노사 대화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기자가 영국 현지에서 접한 공공서비스노조 유니슨(UNISON), 유나이트(UNITE) 등 영국 거대 노조들 역시 한국과 비슷한 고민 중이었다.

닉 크룩 유니슨 국제관계부장은 “차량공유 업체 ‘우버’나 음식배달 업체 ‘딜리버루’ 등의 젊은 근로자들 사이에서 노조가 결성됐는데 대형 노조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나마 우버 노조가 최근 대형 일반노조 GMB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에 유니슨은 최근 ‘왜 우리 노조에 들어오지 않는지’ 청년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들의 눈높이를 맞출 방법을 찾고 있다. 크룩 부장은 “우리(기존 노조)가 이렇게 버젓이 존재하는데 젊은이들이 왜 우리를 외면하고 새로운 노조를 만들었는지, 뼈아프지만 스스로 묻고 반성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5년 새 영국 노조 가입자 증가를 이끈 것은 민간이 아닌 공공부문이다. 영국노동조합총연맹(TUC)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근로자의 노조 가입률은 50.1%였지만 기업 등 민간 부문은 12.8%에 그쳤다. 이 같은 공공과 민간 노조의 양극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며 더욱 심해졌다. 보건·의료 등 공공부문은 고용이 늘어나면서 근로자도 노조원도 자연스레 늘었지만, 음식·숙박업 등 민간 부문은 정반대로 감소했다. 영국 에너지산업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공공부문 노조 가입자 수는 2020년 대비 22만8000명 증가했지만 민간 부문은 오히려 11만 명 감소했다.

TUC 관계자는 “민간 기업일수록 저임금 근로자들에게 노조의 지원이 필요하다. 중간 소득 이하의 30대 미만 근로자 대다수가 민간 부문에서 일하지만 노조 가입 비율은 10%가 채 안 된다”며 “온라인 가입 캠페인 등을 통해 청년 근로자들을 끌어들이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김예윤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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