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일원화 10년 흔들리는 사법부] 판사 연구회, 이념 중심서 변화 법원내 비공식 스터디 모임도 다양
판사 중에는 적당히 일하려는 이들도 있지만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 연구회에 가입하며 자발적으로 전문성을 키우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연구 모임의 주제는 이념 중심에서 개인적 관심 위주로 바뀌는 모습이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법원행정처에 정식 등록된 ‘전문 분야 연구회’는 올 4월 기준으로 총 17개다. 2000년대 초반부터 있던 기업법연구회와 도산법연구회 등이 전통 있는 연구 모임으로 꼽히고,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도 명맥을 잇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장애법연구회’와 ‘현대사회와 성범죄연구회’가 2021년 새로 등록됐다.
판사 등 148명이 가입한 장애법연구회는 장애인 인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를 재판 현장 실무에 적용하기 위해 법적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회 회원인 강우찬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청각장애인이 서울 강동구를 상대로 제기한 장애인 일자리 사업 불합격 취소 소송 1심 선고에서 주문 뒤에 ‘안타깝지만 원고가 졌습니다’ 등의 해설 문구와 참고용 그림을 넣어 화제가 됐다.
다양한 법원 내 비공식 스터디 모임도 운영 중이다. 홍승면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중심으로 대법원 판례 등을 연구하는 스터디 모임에는 400여 명의 판사와 재판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최근 특정 ‘라인’을 따르기 위해 연구회에 들어가는 일은 줄어든 반면 개인적 관심사를 중심으로 한 법률 분야 연구 모임은 활발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