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및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국가들의 사형을 집행하면서 지난해 사형 집행 건수는 5년 만의 최고치인 825건에 달했다. 한국은 16년째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국제엠네스티는 16일 ‘2022년 전 세계 연례 사형현황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엠네스티에 따르면 지난해 20개국에서 총 833건의 사형이 집행됐다. 전년 대비 53%나 증가한 수치다.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만에 무려 81명의 사형을 집행했다”면서 “최근 이란은 대중 시위를 억누르기 위해 단지 시위할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집행했다”고 급증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또 아프가니스탄, 쿠웨이트, 미얀마, 팔레스타인, 싱가포르 등 5개국에서는 사형 집행이 재개됐다.
국제엠네스티는 중국, 북한,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선 사형 집행 건수가 국가 기밀로 분류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고려하면 실제 사형 집행 건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판단했다.
사형 제도에 변화가 있는 나라도 있었다. 카자흐스탄, 파푸아뉴기니, 시에라리온,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모든 범죄에 대해 사형제를 폐지했다. 적도기니 및 잠비아는 일반 범죄에 대해서만 사형제를 폐지했다.
한국은 지난 1997년 12월30일 마지막 사형을 단행한 이래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2007년부터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됐다. 아직 법률상 사형제도가 존재해 60명의 사형수(2022년 말 기준)가 있다.
신민정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사장은 “한국 정부가 밝힌 사형제 폐지 의지가 언제 이행될지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다”며 “‘사회적 합의’라는 말 뒤에 숨지 않고 이제 완전한 사형폐지국가로 가는 국제적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