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멀티골로 ‘깜짝 스타’가 된 국가대표 공격수 조규성(25·전북)에게 운명의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 겨울보다는 한층 달라진 분위기 속에서다.
조규성은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K리그1 득점왕(17골)에 오르며 카타르월드컵 최종 명단에 든 뒤 황의조(서울)의 백업을 넘어 주전으로 나서며 가나와의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헤더로만 2골을 터트리는 등 맹활약하며 한국 축구의 16강 진출을 이끈 주역으로 주목받았다.
월드컵 전 140만 유로였던 몸값도 250만 유로(약 36억원)로 두 배 넘게 뛰었다.
당연히 해외 구단들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지금은 오현규가 뛰는 스코틀랜드 셀틱을 비롯한 복수의 구단이 당시 조규성을 원했다.
하지만 조규성은 고심 끝에 전북 잔류를 선택했다. 시즌 도중에 유럽에 가는 것보다 새 판을 짜는 여름 이적시장을 노리는 게 유리하다는 박지성 전북 테크니컬 디렉터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월드컵에서의 상승세를 올 시즌 전반기 이어간다면, 더 좋은 기회를 잡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있었다.
기대와 달리 전북은 시작부터 하위권을 맴돌았고, 조규성은 지난 3월 A매치 기간 대표팀에 갔다가 허벅지 근육을 다쳐 한 달 넘게 그라운드를 떠난 상태다.
그 사이 조규성을 지난 시즌 득점왕에 올려놓은 김상식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는 등 팀 분위기까지 어수선하다.
2월 말 개막한 K리그1에서 조규성은 단 4경기를 뛰는 데 그쳤고, 득점도 단 1골밖에 없다.
카타르월드컵 때 조규성에 밀려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주민규(울산)가 6골로 득점 공동 2위에 올라 있는 것과는 분명 대조된다.
최근에는 튀르키예 명문 갈라타사라이, 페네르바체가 조규성을 영입 후보에 올려놨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또 셀틱의 라이벌인 레인저스가 조규성을 데려와 오현규와의 라이벌 관계를 구축할 것이란 보도도 있었다.
다만 조규성을 향한 관심이 이전보다 식은 건 분명하다.
유럽 구단도 조규성의 인기가 가장 뜨거웠던 카타르월드컵 직후보다 몸값을 낮출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조규성은 다시 그라운드에 나선다. 김두현 감독대행은 조규성이 오는 21일 수원FC와의 홈 경기 복귀가 유력하고 밝힌 상태다.
그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유럽 리그는 5월 중순 대부분 막을 내린다. 빠르면 6월 중순부터 프리시즌이 시작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