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 만족’ 남도로 오세요] 병영면 ‘불금불파’ 여행 돼지불고기 특화음식거리 조성… 병영면 돼지불고기 핵심은 ‘연탄’ 매주 금-토요일 ‘불금불파’ 운영… 하멜맥주, 병영막걸리 등 마련
‘남도 답사 1번지’인 전남 강진에 가면 꼭 들러서 맛봐야 할 음식이 있다. 병영면 돼지불고기다. 병영면은 조선 500년간 호국 역사 유적지인 전라병영성이 자리했던 곳이다.
병영면 돼지불고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연탄불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낸 매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훈연의 맛’이다. 얇게 저민 돼지고기에 간장과 고춧가루, 마늘 양념에 버무리고 석쇠로 초벌구이를 한 다음 연탄불에 굽는데, 그 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주말이면 한두 시간을 기다려야 맛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병영면 돼지불고기의 핵심은 연탄이다. 연탄불에 돼지고기 사이로 양념과 함께 불향이 은은하게 스며들기 때문이다. 노릇노릇 잘 구워진 돼지불고기에 파채를 얹고 참깻가루, 젓갈, 마늘을 얹어 쌈을 싸 먹는다.
불타는 금요일엔 불고기 파티를
병영면 돼지불고기 특화음식거리의 식당에서 백반을 주문하면 푸짐한 남도 음식이 나온다. 강진군 제공
병영면 병영성로 일원에 돼지불고기 특화음식거리가 조성돼 있다. 350m 구간에 돼지 요리 가게가 즐비하다. 이곳 식당에는 테이블이 없다. 방에 앉아 돼지불고기 백반을 시키면 상다리가 부러질 듯 푸짐하게 차려진 한 상이 상째로 나온다. 10여 가지가 훌쩍 넘어가는 반찬에 전라도에서는 빠질 수 없는 홍어와 편육, 족발, 생선구이가 함께 나오고 가격도 저렴해서 여행 중에 제대로 된 불고기 한 상 차림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강진군이 26일부터 병영시장 일원에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불금불파’를 10월까지 운영한다. 불금불파는 ‘불타는 금요일엔 불고기 파티’라는 뜻이다.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 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강진군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행사장에서는 신나는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디제이 쇼부터 7080과 8090세대, 2000년대는 물론, 최신곡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도 만나볼 수 있다. 강진군이 자체 개발한 하멜맥주와 하멜커피, 향토 명주인 병영막걸리 등도 즐길 수 있다.
불금불파는 금요일 오후 3시부터 밤 9시, 토요일 낮 12시부터 밤 8시까지 진행된다. 최순철 강진군 관광진흥팀장은 “강진에서 1박을 할 경우 이튿날 강진읍 오감통 음악 공연이나 마량놀토수산시장까지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다”며 “직장인 워크숍이나 단체 회식, 대학생·주부 모임 등 관광객 모두에게 최적화된 관광 상품”이라고 말했다.
하멜이 머물렀던 전라병영성
500년 호국 정신의 성지인 전라병영성. 웅장한 성곽이 멋진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전라병영성 동문 맞은편으로는 네덜란드식 담장이 들어서 있다. 납작한 돌을 오른쪽, 왼쪽 번갈아 겹치며 빗살 무늬 형태로 쌓아 올린 특이한 모습이다. 남도 끝자락 한적한 시골 마을과 네덜란드식 담장의 다소 의아한 조합은 강진과 네덜란드인 하멜의 만남으로 궁금증이 풀린다.
1653년 일본 나가사키로 항해하던 스페르웨르호는 태풍을 만나 제주도에 표류하게 된다. 배에 탑승 중이던 헨드릭 하멜을 비롯한 네덜란드인 일행은 우여곡절 끝에 1656년부터 7년간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한다. 당시 하멜 일행이 강진에 머물며 쌓아 올린 담장이 바로 ‘한골목 옛 담장’이다.
강진군 병영면에 있는 하멜기념관. 17세기 조선과 네덜란드의 사회, 역사, 문화적 상황을 알 수 있다.
전라병영성을 축소한 세트장(디오라마)에서 모형 활을 쏘며 적군을 물리치는 스크린 게임을 할 수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