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유시쿤(游錫堃) 대만 입법원장은 이날 미 국회의사당을 찾아 미국의 대만에 대한 5억 달러(약 6600억 원) 규모의 무기 지원 계획을 논의했다. 다만 유 입법원장이 누구를 만났는지는 구체적으로 전하지 않았다. 대만에 대한 5억 달러 무기 지원은 그동안 미 하원의 미중 전략경쟁특위가 논의해 왔다는 점에 비춰볼 때 유 입법원장은 해당 특위 소속 의원들과 회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중 강경파인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을 만났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20년 2월부터 입법원장에 오른 유시쿤은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 창립 멤버로 2002∼2005년 행정원장(총리), 2006∼2007년 민진당 주석을 지냈다.
현재 대만은 미국에 조속한 무기 인도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지난달 초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매카시 미 하원의장 회동을 빌미로 중국이 사실상 대만 침공을 염두에 둔 강도 높은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마이크 갤러거 미중 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은 최근 성명을 통해 “중국의 잠재적인 침공을 막기 위해 대만을 완전무장 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은 대만과 약속한 무기 지원을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면서 “이외에도 양국 간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하는 등 대비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그 동안 관영 매체들을 통해 미국의 무기 지원 계획이 대만을 한층 더 ‘화약고’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이번 유 입법원장의 방미를 통한 무기 지원 논의에 대해서도 거칠게 대응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