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용 MLCC 신제품 2종 개발 성공 높은 전압 필요한 전기차 주요 장치에 탑재 전동화시스템·헤드램프 등에 적용 세라믹에 나노급 미립화 기술 적용해 최고용 구현
MLCC로 장식한 자동차 모형
삼성전기는 전기차에 적용 가능한 세계 최고용량 MLCC(Multi-Layer Ceramic Capacitor)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하이엔드급 전장용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해 자동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부품이다. 스마트폰이나 PC, 가전제품, 5G 장비, 사물인터넷 장비 등에 두루 사용된다. 첨단 IT기술이 다양하게 도입되면서 자동차에도 MLCC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기준 자동차 1대에는 동력전달장치와 안전사양, 주행 관련 장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에 최소 3000개에서 1만여 개에 달하는 MLCC가 탑재된다고 한다.
해당 MLCC는 전기차 핵심장치인 전동화 시스템과 LED 헤드램프 등에 적용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한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출장기간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CEO를 만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에 발맞춰 삼성전기도 전기차용 부품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삼성전기 전기차용 MLCC
이번에 삼성전기가 개발한 250V급·33nF MLCC 제품은 동일 전압 기준 역대 최고용량을 갖춘 제품으로 최신 전기차용 부품 요건을 충족한다. 기존 최고용량 제품은 250V급·22nF 제품이다. 삼성전기에 따르면 새로운 MLCC는 높은 전압에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갖췄고 배터리 모듈 내부 고주파 노이즈를 제거해 배터리 안정성에도 기여한다. 100V급·10µF 제품은 전기차용 LED 헤드램프에 들어간다. 기존 대비 전기용량을 2배가량 높인 것이 특징이다. LED 램프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높은 소비전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전압에 대한 내구성이 높으면서 많은 에너지를 저장해 전력을 반도체에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고용량 MLCC가 필수다.
일반적으로 MLCC는 전압과 용량 특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렵다. 전압 특성을 높이기 위해 유전체를 두껍게 설계하면 쌓을 수 있는 내부 전극 수가 줄어 용량을 늘리기가 제한된다. 삼성전기는 핵심 원자재인 유전체 세라믹 파우더를 나노 단위 수준으로 미세화해 고용량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독자적인 표면 코팅 공법을 적용해 파우더간 응집 현상을 최소화했고 높은 전압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자동차 전자부품 신뢰성 시험 규격인 AEC-Q200도 만족하기 때문에 운전보조장치(ADAS)나 바디(Body), 섀시(Chassis), 인포테인먼트 등 다른 장치에도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삼성전기 전기차용 MLCC
삼성전기는 지난 1988년부터 MLCC를 개발해 생산해왔다. IT부문에서는 전 세계 2위에 해당하는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초소형, 초고용량 등 첨단 MLCC 분야에서 고온과 고압, 고신뢰성 등 전장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체와 완성차 업체 등을 대상으로 MLCC 공급을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은 삼성전기에게 기회 요인”이라며 “전장이라는 성장 파도에 올라타 자동차 부품 회사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