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상대 시즌 5승 거둬 2루타 빠져 사이클링 히트 무산
7이닝 동안 5실점했지만 시즌 5승(1패)에 성공한 ‘투수’ 오타니 쇼헤이. 볼티모어=AP 뉴시스
‘타자’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5차례 출루에 성공하면서 ‘투수’ 오타니에게 시즌 5승을 선물했다.
16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한 오타니는 5회까지 홈런 3개를 얻어맞으며 5점을 내줬다. 오타니가 한 경기에서 홈런 3개를 허용한 건 MLB 데뷔 이후 세 번째다. 앞선 두 경기에서는 모두 5회 이전에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이날은 3번 타자로 나선 오타니 본인이 4-4 동점이던 4회초에 3점 홈런(시즌 9호)을 때려낸 덕에 7회까지 계속 마운드를 지킬 수 있었다. 에인절스가 결국 9-5 승리를 거두면서 이 홈런이 결승타가 됐고 오타니는 승리투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16일 볼티모어 방문경기에서 결승 3점 홈런을 날린 ‘타자’ 오타니 쇼헤이. 볼티모어=AP 뉴시스
오타니는 1루타 2개, 3루타와 홈런 각 1개에 볼넷 1개까지 더해 이날 총 5차례 1루를 밟았다. 선발 투수가 한 경기에서 5차례 출루한 건 1964년 9월 27일 멜 스토틀마이어(1941∼2019·뉴욕 양키스) 이후 59년 만이다.
오타니는 “표본이 워낙 적다는 걸 알기 때문에 사실 이런 기록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스위퍼(변형 슬라이더)가 자꾸 맞아 나간다. 다음 경기 때는 이를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타니가 홈런을 맞은 공 3개 중 2개가 주력 구종인 스위퍼였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