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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 1박2일 노숙 집회…일부는 자정까지 술판, 노상방뇨도

입력 | 2023-05-17 09:13:00


16일 밤이 되자 민노총 건설노조 노조원들은 서울 중구 서울광장, 청계광장 인근에서 내일 집회를 기다리며 노숙에 들어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가 16, 17일 이틀간 서울 도심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1박 2일 노숙 집회를 벌이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 중구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일대에서 노숙을 마친 노조원들은 17일에도 대규모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16일 첫날 집회 종료 후 밤이 되자 노조원들은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일대로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돗자리, 등산용 매트, 텐트를 설치하고 노숙을 준비했다. 광장은 물론 인도, 청계천 옆 산책로까지 거대한 노숙장이 됐다. 이날 노숙 인원은 1만4000여 명(경찰 추산)에 달했다.

노숙 장소 곳곳에선 무질서한 모습이 포착됐다. 노조원 일부는 금연 구역인 광장 안에서 담배를 피우고 술판을 벌였다. 노숙 장소 인근엔 경찰이 설치한 간이 화장실 여러 개가 있었는데도 노상방뇨를 하는 노조원도 있었다. 술에 취한 노조원끼리 시비가 붙어 서로 욕설을 하는 소란도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16일 야간부터 17일 새벽까지 노숙 장소 일대에서 노조원 간 시비 2건, 소음 6건, 텐트 설치 관련 민원 1건 등 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노숙 장소 인근을 지나던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16일 밤 청계천으로 산책을 나온 장모 씨(30)는 “처음엔 무슨 일이 있나 조금 놀랐고 무서웠다”며 “산책을 얼른 마치고 귀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민노총 건설노조는 17일에도 대규모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17일 오전 10시 경찰청 등 3곳에서 사전 집회를 연 뒤 오후 2시부터 숭례문 오거리~동화면세점 앞에서 본집회를 연다. 본집회 신고 인원은 3만 명이다. 본집회 이후에는 대통령실 인근과 경찰청, 서울대병원 방향으로 행진할 예정이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