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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협 “오늘부터 대리처방·수술 거부한다”…면허증도 반납

입력 | 2023-05-17 11:08:00


김영경 대한간호협회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회관 인근에서 정부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 관련 1차 대응방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간호협회 제공) 2023.5.17/뉴스1

대한간호협회(간협)는 앞으로 의사가 간호사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진료행위를 지시할 경우 이를 거부하고, 협회 내 불법진료신고센터를 설치해 고발하기로 했다.

간협이 밝힌 불법 진료행위는 대리처방과 대리수술, 대리기록, 채혈, 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 등 병원 진료 및 검사를 총괄하는 업무다. 실제로 준법투쟁에 나설 경우 병원 진료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김영경 간협 회장은 17일 오전 협회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준법투쟁 계획을 공개했다.

김 회장은 “임상병리사 등 다른 보건의료 직능의 면허업무에 대한 의사의 지시를 거부할 것”이라며 “간호사가 거부해야 할 의사의 불법적인 업무에 관한 리스트를 의료기관에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부터 간호사가 대리처방, 대리수술, 채혈, 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 동맥혈 채취, 항암제 조제, L-tube 및 T-tube 교환, 기관 삽관, 봉합, 수술 수가 입력 등에 관한 의사의 불법 지시를 거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간협 관계자는 “그간 간호사의 업무가 아니었는데 (의사가) 간호사에게 시켰던 것 자체가 불법”이라며 “간호사가 간호만 하겠다는 취지다. 환자, 보호자에게도 신고를 받을 예정이다. 다만 실제 PA 간호사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도 찾아내겠다”고 첨언했다.

대한간호협회 회원이 1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눈물을 닦고 있다. 2023.5.16/뉴스1 ⓒ News1


김 회장은 “간호사 면허증 반납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앞으로 한 달간 전국 간호사 면허증을 모아 보건복지부에 반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면허를 반납하는 날 간호사는 광화문에 집결해 허위사실로 부당하게 공권력을 행사한 복지부 장·차관을 고발하고 파면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면허증 반납운동은 이번 간호법 거부에 대한 상징적인 활동이라는 게 간협 설명이다. 간협 관계자는 “(이번 거부권은) 간호사에게 간호 업무를 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고 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저항이라고 봐달라”고 부연했다.

김 회장은 “오는 19일 광화문에서 간호법 거부권 규탄 및 부패정치 척결을 위한 범국민 규탄대회를 개최한다”며 “전국 간호사는 이날 연차 신청을 통해 규탄대회에 참석할 것이다. 조직적인 연차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패정치 및 관료 척결을 위한 총선기획단을 출범할 것”이라며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았던 후안무치한 탐관오리들 즉, 입법독주라는 가짜 프레임을 만들어 낸 자, 간호법을 대표발의하고 비겁하게 국정활동을 포기한 자들이 다시는 국민의 대표가 될 수 없도록 심판하겠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김 회장은 “간호대학 교수와 의료기관 등 간호관리자가 간호사 준법투쟁 및 부패정치와 관료 척결을 위해 솔선하고 선도하겠다”며 “간호법이 다시 국회에서 재추진되도록 하겠다. 62만명 간호인은 앞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간호법에 관한 허위사실과 가짜뉴스에 대응해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간협은 앞으로 국회의 간호법 재추진과 당정의 협의과정을 지켜보며 대응수위를 높여나갈지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