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이 반토막난 가운데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어렵다고 내다봤다. 하반기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하나 경기침체가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98% 급감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실적 악화에 대해 비교적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실적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높았기 때문에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2분기에도 실적 악화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실적들이 더 나쁘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되며 2분기가 저점, 바닥을 형성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센터장은 “지금 2분기도 좋지 않은 상황이고 우리 기업들의 전망이 그렇게 좋지 않다”며 “높은 금리와 높은 물가 상황 등이 완전히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생산성과 수익성 위험에 계속적으로 노출돼있다”고 전했다.
2분기 실적 부진이 지속되지만 1분기 보다 나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분기는 1분기 보다 조금 나아질 것”이라며 “중국 효과도 있고 환율이 하락하면 1분기에 악화되는 요인이 조금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센터장들은 하반기부터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서철수 센터장도 “하반기쯤 가게 되면 (실적이)전년 동기 대비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반도체가 비중이 커 제일 중요한데, 턴어라운드를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증시는 하반기부터 정상화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미국의 부채협상한도와 경기침체 등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김상훈 센터장은 “증시는 실적 외에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많이 받아 변수가 남아있다”며 “현재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나 이런 이벤트로 인해 상승이 제한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철수 센터장은 “미국 부채한도 협상 노이즈가 있는데 한도 협상 내용보다 미국의 내년 재정 정책이 더 중요한 포인트”라며 “코로나19 이후 미국이 확대했던 재정정책이 내년부터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김형렬 센터장도 “그동안 미국증시가 10년 넘게 주가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저금리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고금리와 높은 생산 비용이 유지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스카운트 이유를 극복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하반기에도 상단에 대한 제약이 여전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다만 시장에 충격이 발생되면 투자 매력이 많이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