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지난달 회사 중요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직원 A 씨를 해고하고 국가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엔지니어인 A 씨는 핵심 기술이 포함된 자료 수십 건을 외부 개인 메일로 발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일부 자료를 자신의 또 다른 외부 메일로 2차 발송한 뒤 보관하고 있다가 덜미를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A 씨가 유출한 정보가 실제 해외나 경쟁사로 유출됐는지는 현재 조사 중이다. 삼성전자는 “인사 징계와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통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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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도 기술 유출은 심각한 문제다. 미국 법무부는 16일(현지 시간) 애플 자율주행차 기술을 빼내 중국으로 도피한 전 애플 엔지니어 등 중국 기술 스파이 3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적의 엔지니어 왕웨이바오는 중국 기업에 채용되자 애플을 퇴사하기 전 자율주행기술 관련 영업 기밀을 대거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그는 방대한 양의 민감한 독점·기밀 정보에 접근했고 자택 압수수색 당일 이미 중국으로 떠났다고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리밍 리는 미국 업체 두 곳에서 핵추진잠수함과 군용기 관련 기술이 담긴 파일 수천 개를 훔치다가 체포됐다. 그가 훔친 기술은 중국으로의 이전이 금지된 수출통제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밀 유출은 기업 경영의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국정원이 적발한 국내 산업기술 유출 사건은 93건으로 피해액은 25조 원에 달한다. 피해액은 관련 연구개발비와 예상 매출액을 반영해 추산한 액수다. 이중 국가핵심기술로 분류된 건수는 33건이다. 분야별로는 반도체가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디스플레이(20건), 이차전지·자동차·정보통신(각 7건) 순이었다. 국정원은 “클라우드, SNS 등 다양한 경로로 기술을 유출하고 추적을 피하기 위해 ‘다크웹’을 활용하는 등 점점 고도화된 수법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박현익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