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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동아일보가 가상화폐 전문가와 함께 김 의원 입장문에 공개된 클립 지갑 등 가상화폐 개인지갑을 역추적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김 의원이 거래한 것으로 추정되는 코인은 총 41개로 나타났다.
김 의원이 보유했던 게임 관련 코인 16개 중에선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만든 위믹스나 넷마블의 마브렉스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코인도 다수 있었다. 일본 게임사 자회사가 내놓은 무이(MOOI)를 비롯해 돈 버는 게임(P2E)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메가(MEGA),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게임 개발사가 토큰으로 사용하는 포보스(PBOS) 등이었다. 한 가상화폐 전문가는 “김 의원이 P2E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게임업계 로비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 시점을 두고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콩코인의 경우 김 의원이 2022년 2월 16일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후 사흘 만에 153% 폭등했다. 지난해 3월 발행된 마브렉스는 김 의원이 지난해 4월 21일부터 같은 해 5월 거래소 상장 당일까지 1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일했던 관계자는 “당시에는 코인이 상장하면 급등했다. 상장 직전에 사들였다는 건 내부 정보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김 의원이 보유했던 코인 중에는 노래방 관련 코인 썸씽(SSX) 등도 있었다. 다만 김 의원이 코인 1개를 여러 차례 사고판 것으로 나타나 시세차익을 얼마나 거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마브렉스는 199회, 젬허브는 139회, 보물은 33회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에 참여한 관계자는 “정확한 시세 차익을 파악하려면 가상화폐 거래소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투자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 2023.5.5/뉴스1 ⓒ News1
한편 김 의원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손꼽히는 ‘큰 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원회가 반기마다 발표하는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거래소에서 10억 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국민은 900명으로 전체(627만명)의 0.02%에 불과했다. 김 의원이 보유한 가상자산의 현재 가치는 9억1000만 원 수준이며, 가격이 최고점까지 치솟았을 때의 평가 가치는 약 100억 원에 달했다. 사실상 김 의원이 가상자산 업계에서 상위 0.02%에 속하는 고액 투자자였다는 얘기다.
손준영기자 hand@donga.com
이상환기자 payback@donga.com
강우석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