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논란에 이자율 내렸지만 증권사 29곳 1분기 빚투 늘면서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 3581억 최근 미수금 늘어 손실 가능성 커
올해 1분기(1∼3월) 증권사들이 빚을 내 투자(빚투)한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거둔 이자 수익이 전 분기 대비 80억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융자 이자율을 하향 조정했음에도 빚투 수요가 늘면서 ‘이자 장사’가 쏠쏠했던 셈으로 가장 큰 수익을 거둔 증권사는 키움증권이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증권사 29곳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총 358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10∼12월) 3502억 원에서 약 79억 원(2.25%) 증가한 규모다. 다만 1년 전(4296억 원)에 비해서는 약 16.64% 줄었다.
다만 이자수익 증가에도 증권사들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처지다. 지난달 24일 무더기 주가 폭락 사태에 따른 미수채권 물량으로 증권사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신용융자 이자수익이 많은 증권사일수록 이번 폭락사태로 인한 미수금 규모가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차액결제거래(CFD)를 제공하지 않았더라도, 이번 사태로 주가가 급락한 종목들에 대해 신용융자를 제공했다면 담보가치 급락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키움증권의 경우 CFD 거래 규모가 업계 2위인 만큼 손실 리스크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빚투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이달 들어 신용거래융자 반대매매(증권사가 채권 회수를 위해 강제로 주식을 매도하는 것) 금액은 일평균 522억5700만 원으로 지난달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