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재호 태재대 총장 기자간담회 전공 지식 넘어선 통합형 인재 육성 2학년 2학기부터 해외서 연구 진행
11일 염재호 태재대 총장이 서울 종로구 태재재단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의 대학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염 총장은 “태재대가 우리나라 고등교육을 바꾸기 위한 척후병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1
“4, 5년 안에 우수 학생들이 미국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대신 태재대에 오도록 만드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염재호 태재대 총장은 11일 서울 종로구 태재재단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교육부로부터 사이버대학 설립 인가를 받은 태재대는 9월 정식 개교를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 4년제 사이버대학이 개교하는 것은 11년 만이다.
염 총장은 “21세기에는 객관적 지식은 인공지능(AI)이나 컴퓨터가 훨씬 더 잘할 수 있다”며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문제를 풀어내는 리더를 길러야 하는데 현재 대학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학부에서 배워야 할 것은 전공 지식이 아니라 여러 전공을 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초 소양이라는 것이다. 그는 태재대를 ‘21세기형 학부 중심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세부 전공은 2학년 때 인문사회학부, 자연과학부, 데이터과학과 AI학부, 비즈니스혁신학부 중에서 선택한다. 2학년 2학기부터는 일본 도쿄, 미국 뉴욕, 홍콩,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한 학기씩 생활한다. 이들은 기숙사에서 공동 생활을 하며 각 도시의 문제점을 찾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해당 국가의 언어를 공부할 기회도 주어진다.
태재대의 모든 수업은 20명 이하 소규모 토론식 강의로 이뤄진다. 별도의 캠퍼스가 없어 수업 대부분은 온라인이나 메타버스에서 이뤄진다. 학생들은 수업 전 개념을 스스로 학습한 뒤, 수업에서는 교수의 지도 아래 다른 학생들과 관련 내용을 토론한다. 수업이 끝난 이후에는 추가 공부를 스스로 해야 한다. 평가는 별도의 중간·기말고사 없이 3, 4주마다 제출하는 에세이로 받는다.
전통적인 대학에서의 시스템을 혁신하기 위해 교수 채용 방식도 바꿨다. 기존 대학은 교수진에 대해 정년을 보장했지만, 태재대의 모든 교수진은 3년마다 재계약을 한다. 염 총장은 “교수의 정년 제도는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지만, 지금은 안주하기 위한 것으로 변했다”며 “수업도 교수 중심의 대형 강의 방식에서 학생과 함께하는 토론 수업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태재대는 스탠퍼드대, 프린스턴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 세계 유명 대학 출신 교수들을 영입하고 있다.
태재대 1년 등록금은, 외국인 유학생은 2000만 원, 한국인 학생은 900만 원 선이다. 국내 학생 중 소득분위 5구간 이내 학생에게는 등록금과 기숙사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입학 전형은 다음 달 1일부터 시작된다. 올해 신입생으로는 국내 학생 100명, 외국인 10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