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상징 단풍잎 조명 박살 내 양키스, 저지 홈런포 앞세워 승리
뉴욕 양키스의 에런 저지(오른쪽)가 17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토론토 방문경기에서 3-3으로 맞선 8회초에 2점 홈런을 때려낸 뒤 팀 동료 에런 힉스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전날 ‘사인 훔치기’ 논란에 휩싸였던 저지는 이 홈런으로 아메리칸리그 홈런 부문 공동 2위(11개)가 됐다. 토론토=AP 뉴시스
에런 저지(31·뉴욕 양키스)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토론토 팬들은 야유를 보냈다. 이들은 저지가 전날 경기에서 사인을 훔쳤다고 의심하고 있었다. 경기 전 “나를 의심하는 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지만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겠다”던 저지는 비거리 137m짜리 홈런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저지는 17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방문경기에서 3-3 동점이던 8회초 1사 1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서 외야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이 홈런 타구에 맞아 관중석 한가운데 있는 단풍잎 모양 네온사인이 깨지기도 했다. 단풍잎은 토론토와 캐나다를 상징하는 문양이다. 양키스가 결국 6-3 승리를 거뒀다.
저지는 이번 시즌 11호 홈런으로 아메리칸리그 홈런 선두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26·시카고 화이트삭스·12홈런)를 1개 차이로 추격했다. 엉덩이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이달 10일 복귀한 저지는 이후 8경기에서 홈런 5개를 쏘아 올리고 있다.
토론토는 전자 장비 ‘피치컴’을 통해 사인을 주고받고 있기 때문에 눈으로 본다고 해서 사인을 쉽게 훔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여전히 저지를 의심하고 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