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부문 부진-한전 적자 여파 1분기 영업익 53%-순익 58% 감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1분기(1∼3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상장사 이익이 50% 넘게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일각에선 하반기에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 전망하지만 실적 반등을 장담할 수 없다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622개 기업의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18조842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7.68%(25조6779억 원) 줄었다. 영업이익도 52.75% 감소한 25조1657억 원에 그쳤다. 다만 매출액은 697조3744억 원으로 5.69%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9.14%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7.34%, 47.98% 줄었다.
622개사 중 적자기업이 전년 대비 19개사 늘어난 152개사로 전체의 24.4%에 달했다. 상장사 4곳 중 1곳은 ‘마이너스’ 상태란 얘기다. 업종별로는 17개 업종 가운데 기계(73.64% 증가), 비금속광물(25.98%), 운수장비(124.56%) 등 5개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12개 업종에서 모두 영업이익이 줄었다.
전 세계 경기 부진… 기업들 2분기까지 실적 악화 전망
상장사 이익 반토막
수출 급증-환율 안정 기대 힘들어
“4분기부터 실적 회복될 가능성”
수출 급증-환율 안정 기대 힘들어
“4분기부터 실적 회복될 가능성”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 달러화 약세에도 1300원대를 웃도는 원-달러 환율, 대중국 무역적자를 비롯한 수출 부진 등으로 기업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2분기 전망은 밝지 않다”면서 “미국의 통화 정책, 물가 상승 등의 대외 변수와 대중 수출 흐름 등의 내부 변수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따라 하반기 실적 개선 여부가 판가름 난다”고 분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반도체 업황도 계속 위축되고, 수출도 마이너스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실적이 좋아질 리 없고, 오히려 1분기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올해 말 또는 내년 1분기쯤 세계 경기가 바닥을 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바닥을 딛고 반등할 것’이란 기대심리 등의 영향으로 4분기 정도부터 기업 실적이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