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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영옥 대령, 美 육군 장교 교육기관 ‘명예의 전당’ 헌액

입력 | 2023-05-18 15:11:00

제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에서 공을 세운 한국계 미국인 ‘전쟁 영웅’ 김영옥 대령. 동아DB


재미교포로 6·25전쟁 때 자원입대해 미군 역사상 유색인종 중 처음으로 전투대대장을 맡는 등 혁혁한 전공을 세운 고 김영옥 미 육군 대령이 미 육군 장교 교육기관 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미 육군연합병과센터는 17일(현지 시간) “작고한 김영옥 대령과 스탠리 체리 준장이 육군지휘참모대학(U.S. Army Command and General Staff School) 안에 있는 명예의 전당에 16일 헌액됐다”고 밝혔다. 미국 캔자스주 포트 레번워스 육군기지에 있는 육군지휘참모대는 1881년 설립된 중견 장교 양성기관이다.

김 대령은 국가보훈처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한미연합군사령부와 함께 선정한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 중 한명이다. 재미교포인 김 대령은 1919년 로스앤젤레스(LA)에서 태어나 미군 장교로 제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2차 대전 참전 후 예편했다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재입대해 제7보병사단 31보병연대 참모를 거쳐 미군 역사상 유색인종 가운데 처음으로 전투대대장을 맡았다. 1951년 5월 중공군의 제2차 춘계공세가 이어질 때는 부대를 이끌어 유엔군 부대 중 가장 먼저 한탄강 이남(캔자스 선)에 도달하는 등 큰 공을 세웠다.

김 대령은 1952년 9월 미국으로 돌아간 후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정부로부터 은성무공훈장과 동성무공훈장을 받았고,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무공훈장도 받았다. 한국 정부도 2005년 김 대령에게 태극 무공훈장을 수여했다.

김 대령은 또 6·25전쟁 당시 전쟁고아 500여 명을 도왔고, 1972년 전역 후엔 가정폭력 피해자와 위안부 피해자, 한인 입양아 등을 돌보는 데 여생을 바쳤다. 그는 2005년 12월 향년 86세로 별세했다.

김 대령의 일생을 담은 전기 ‘아름다운 김영옥’을 번역한 장태한 교수는 이번 헌액식에 참석해 “육군지휘참모대는 미군에서도 가장 탁월한 군인들이 와서 교육받는 기관“이라며 ”아시아계 최초로 김 대령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것은 미주 한인 역사의 자랑”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인 2세들 중 웨스트포인트(미 육군사관학교)나 ROTC(학생군사교육단) 출신 장교들이 많은데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올해 한미동맹 70년 주년을 맞아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지윤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