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를 자처하는 구찌(GUCCI)가 ‘패션쇼 민폐 뒤풀이 논란’을 대하는 자세를 두고 ‘싸구려 매너’란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구찌가 경복궁에서 패션쇼를 개최한다는 홍보에 열을 올린 데 반해 이후 밤 늦게까지 벌어진 뒤풀이로 소음을 유발한 사건과 관련해선 소극적인 자세로 대처하고 있어서다.
16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근정전에서 ‘2024 크루즈 패션쇼’를 개최한 구찌는 패션쇼가 열리기 전 관련 쇼의 의미를 알렸고 행사가 끝난 후에도 어떻게 쇼가 진행됐는지 관련 내용을 출입 매체 기자들에게 자료로 보내 홍보에 주력했다.
구찌 측 홍보를 담당하는 국내 한 홍보대행사는 “매체별 대표 메일로 사과문을 보내 일부 누락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당시 구찌가 돌린 사과문은 “지난 16일 패션쇼 종료 후 진행된 애프터파티(뒤풀이)로 인해 발생한 소음 등 주민들이 느끼셨던 불편함에 대해 깊이 사과 드린다”는 한 줄 내용이 전부였다.
이 짤막한 사과글을 두고 “성의없다”, “논란에 대처하는 자세가 명품답지 못한 싸구려 방식”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구찌 측은 “추가 입장은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우리의 중요 문화 유산인 경복궁을 왜 하필 해외 명품 업체 이벤트에 활용하느냐”는 논란까지 번지고 있다.
앞서 구찌는 ‘2024 크루즈 패션쇼’를 개최한 뒤 인근 건물에서 뒤풀이 행사를 열었다. 이날 밤 인근 주민들이 뒤풀이 행사장 사진과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며 소음, 및 공해 등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뒤풀이와 관련, 저녁 9시 29분부터 이튿날 0시 1분까지 관련 112 신고만 52건이 들어왔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순찰차 9대와 기동대 경찰관 10여 명 이상을 출동시켜 관련 계도에 나섰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경범죄처벌법상 인근소란 규정을 적용해 행사 책임자에게 두 차례 통고 처분을 했고, 범칙금 3만원을 부과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