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속도의 80km 초과땐 형사처벌 직원 뒤늦게 번복… 회사 “지시 안해”
“제가 운전했습니다.”
지난해 12월 LS일렉트릭 김모 부장은 경찰에 출석해 지난해 11월 외국산 수입차 페라리를 타고 서울 올림픽대로를 시속 167km로 달린 사람이 본인이라고 했다. 그런데 김 부장의 자수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몇 가지 있었다.
먼저 1억 원이 넘는 고가의 페라리 소유자가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66)이었다. 또 운행 직전까지도 차량은 구 회장의 자택에 세워져 있었다. 경찰은 김 부장에게 “왜 당신이 구 회장 차를 몰았느냐”고 추궁했지만 김 부장은 우물쭈물하며 설명을 피했다. 그런데 자수 4일 만에 김 부장은 “사실은 내가 운전하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LS일렉트릭 측은 이에 대해 “김 부장이 실제 운전을 했던 구 회장 혐의를 대신 뒤집어쓰려다 형량이 높다는 걸 알고 번복한 것”이라며 “구 회장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있고 김 부장에게 거짓 자백하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진상을 파악한 뒤 지난달 초 구 회장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김 부장을 범인도피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