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첫 일정으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에 있는 원폭 자료관을 방문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원폭 기념관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G7 정상이 함께 이곳을 찾은 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 등 초청국 정상들은 21일 원폭 기념관을 방문한다.
G7 의장국인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부부는 이날 오전 평화기념공원에 마중을 나가 G7 정상들을 영접했다. 마지막에 도착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원에 도착한 뒤에도 차에서 3분 넘게 머물다가 하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소 불편한 표정을 보였지만 기시다 총리가 인사를 건네며 기념촬영을 권하자 미소를 지었다.
바이든 대통령 등 G7 정상들은 기시다 총리의 안내로 원폭 자료관을 40분간 비공개로 둘러봤다. 자료관에는 1945년 8월 6일 미국의 히로시마 원폭 투하에 따른 피해자들의 참상이 담긴 사진과 전시물들이 있는 곳이다.
기시다 총리는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자료관 시찰과 관련해 “피폭의 실상을 전하는 것은 핵 군축을 향한 모든 노력의 시작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태평양전쟁 당시 원폭을 투하한 미국의 대통령 중 일본에 사과한 대통령은 없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원폭으로 희생된 분들에게 존중을 표했고,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