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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방송평가 기준 거의 매년 바꿔… 평가 취지 못살려”

입력 | 2023-05-20 03:00:00

언론학회 ‘재승인 심사제’ 세미나
“심사위원 정치성향에 따라 좌우”



뉴스1


방송사업자에 대한 방송평가 제도가 기준 변경이 지나치게 잦고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는 19일 제주 서귀포시 신화월드에서 열린 ‘방송평가와 재승인 심사제도의 실효성 제고 방안 모색’ 세미나에서 “2018년 이후 거의 매년 방송평가 항목과 배점, 기준이 바뀌고 있다”며 “방송사업자의 예측가능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공적 책무 담보와 경쟁 활성화 등 본래의 평가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는 ‘한국언론학회 2023 봄철 정기학술대회’의 일환으로 열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매년 편성, 방송 프로그램 내용, 운영 등으로 항목을 나눠 방송평가를 실시한다. 평가 점수는 해당 방송사의 재허가·재승인 심사에 일정 비율로 반영된다.

홍 교수는 “방송평가 항목 중 하나인 어린이 프로그램 편성 비율의 경우 이미 많은 어린이 채널에서 24시간 관련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남북 관련 프로그램 편성 여부 평가는 방송 편성의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방송 재승인 심사가 심사위원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편향적으로 이뤄지거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용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언론학 전문가가 회계 항목을 심사하는 등 심사위원들이 전문성이 없는 영역까지 모든 항목을 평가하고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욱제 정보방송통신정책연구원(KISDI) 방송미디어연구본부장은 “정권에 관계없이 동일한 평가가 이뤄져야 하는데 성과에 큰 변화가 없었음에도 (위촉되는) 심사위원에 따라 점수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귀포=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