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노동계와 경영계가 올해도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시급 1만2000원 수준을 요구하고 있지만, 경영계에서는 지금의 9620원도 버겁다는 입장이다. 자영업자 등 현장에서의 목소리도 엇갈려 내년도 최저임금 확정까지 여러 고비를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최저임금 심의·의결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오는 25일 제2차 전원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논의한다.
노동계는 “2023년 노동부 조사에 의하면 실질임금은 5.5% 감소했다. 작년 소비자물가지수는 5.1%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며 비정규직노동자 등이 최소한의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액수로 1만2000원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 같은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내달 24일 전국노동자 대회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반면 경영계에서는 “과도하다”고 난색을 표한다. 지난 2일 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에 사용자위원으로 참석한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소상공인이나 중소영세 사업주들을 사지로 모는 주장”이라고 했다.
현장의 목소리도 갈렸다.
서울 구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56)씨는 “지금도 인건비가 많이 올라 직접 고기를 받으러 다닌다. 물가 상승률까지 생각하면 실질적으로 작년보다 20%에서 25% 정도 각종 비용이 올랐다”며 “그것만큼 고깃값을 올려 판매할 순 없다. 손님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20대 김모씨는 “현재 일의 강도나 양에 비해 많은 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물가가 너무 많이 오른 만큼, 최저임금도 당연히 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보다는 경제성장률과 물가 상승 수준에 맞춰 점진적인 상승이 필요하다고 봤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고용이 안정적인 분들에게는 이득이 되지만, 인건비가 부담이 되는 이들의 경우 고용을 줄여 구직자들의 취업이나 자영업자들의 가게 운영이 어려워 질 수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