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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서 중학생 딸 무릎 꿇리고 ‘퍽퍽’…일가족 입건

입력 | 2023-05-20 10:12:00

피해 여중생이 횡단보도 위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SBS 방송화면 갈무리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중학생 딸을 마구 폭행한 일가족이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9일 피해 학생 A 양의 부모인 40대 부부와 오빠인 남자 고등학생을 각각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5일 새벽 강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도로에서 A 양을 20분가량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SB S뉴스가 공개한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A 양이 맨발로 달려 나온다. 그 뒤를 무서운 속도로 쫓아온 남성은 A 양의 머리채를 잡아 복부를 가격한다. A 양이 길바닥에 넘어졌는데도 남성은 머리채를 놓지 않고 때리기를 반복한다.

잠시 뒤 또 다른 남성이 영상에 등장한다. 누군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던 이 남성은 이들을 발견하고 폭행에 가세했다. 이윽고 한 여성이 등장하자 절뚝거리던 A 양은 횡단보도 위에 무릎을 꿇었다. 여성은 A 양을 수차례 걷어차고 밟았고, 이를 지켜보던 남성도 얼굴을 때리는 등 폭행을 이어갔다.

행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주변 아파트에서 가해자들을 모두 검거했다. 이들은 A 양과 한집에 살고 있던 부모와 오빠였다. 부모는 경찰과 구청 조사에서 “아이가 병원 진료를 위한 사전 질문지 작성을 거부해 벌을 줬고, 그러던 중 맨발로 뛰쳐나간 아이를 잡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 학생을 학대피해아동쉼터로 옮기고, 가족들이 접근하거나 연락할 수 없도록 임시 조치 처분을 내려 분리시킨 상태다. 경찰은 가족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