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가 19일(현지시간) 미 프린스턴대 이승만홀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욕총영사관 제공
“한국 초대 대통령 모교에서 그의 이름을 딴 강의실이라니…한미동맹 70주년에 어울리는 장소입니다.”
19일(현지시간) 미 프린스턴대 ‘이승만홀’ 연단에 선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피와 희생으로 구축된 한미 유대는 70년에 걸쳐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을 터치할 정도로 깊어지고 성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주뉴욕총영사관과 코리안소사이어티가 손잡고 개최한 세미나가 열리자 축사를 하기 위해 프린스턴대를 찾은 것이다.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백악관 국빈 만찬 당시 현장에 있었던 머피 주지사는 “(윤 대통령이) 그렇게 노래를 잘할 줄 누가 알았겠나. (아메리칸 파이 노래 첫 소절인) ‘롱 롱 타임 어고’가 흘러나오자 방 전체가 놀랐다”며 6월 말 열리는 블랙핑크 뉴저지 공연도 매진됐다고 덧붙였다. 머피 주지사는 블랙핑크 공연에도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은 영상 축사를 통해 “이승만 전 대통령이 미국을 끝까지 설득해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덕분에 한미동맹이 가능했다”고 언급한 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워싱턴 선언’의 발표로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콘퍼런스를 주최한 김의환 뉴욕총영사는 “‘한강의 기적’ 배경에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비준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 조약은 이승만 대통령이 이룬 외교적 승리“라며 ”이 전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공동의 위협에 맞선 자유 세계의 공동 전선으로 승화시켰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한미동맹의 과거와 차세대 한인들이 보는 미래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데이비드 필즈 위스콘신대 아시아연구센터 부소장은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 내 여론을 형성하고 미국 정부가 한국 독립에 관여하도록 압박하는 등 미국 정부의 한국 독립 지지를 이끌어냈고 6·25 전쟁 직후에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타결했다”면서 “그같은 외교력이 없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한국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수출신 이소은 변호사, 조셉 전 영화감독 등이 미래 한미동맹 과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뉴욕총영사관 제공
앞으로의 한미 동맹 70주년에는 한국 경제와 문화 영향력이 양국 교류의 저변을 넓힐 것이라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가수 출신 변호사 이소은 씨와 , 조셉 전 영화감독, 트래비스 오 예시바대 교수, 티머시 황 피스칼노트 대표 등은 “한국 기업의 성장과 음악, 드라마, 음식이 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고 전했다. 또 한국계 미국인들이 한국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갖고 자부심을 높이게 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