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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쇄신의총 결의문 담긴 ‘혁신기구’ 구성 난항…역할-인선 진척 없어

입력 | 2023-05-21 16:21:00

당내 “총선 1년도 안남아…쇄신책 늦어지면 안된다”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쇄신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5.14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코인 의혹’으로 탈당한 김남국 의원 사태 수습을 위해 당 차원의 혁신기구 설치를 서두르고 있지만 당장 ‘무엇을’ 혁신할지조차 결정하지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다. 당이 새롭게 태어나겠다며 앞서 혁신기구 설치를 약속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이 기구가 어떤 역할을 할지 규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쇄신을 이끌 적임자도 찾지 못해 민주당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당내에선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았는데 제대로 된 쇄신책 마련이 더 늦어지면 안 된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의 한 의원은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혁신기구를 신속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당내 요구가 적지 않지만, 당장 ‘혁신기구가 무엇을 개혁할 것인지’조차 정리되지 않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앞서 민주당은 14일 ‘쇄신 의원총회’ 뒤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당내 혁신기구를 만들겠다고 결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의총에선 ‘혁신이 필요하다’는 추상적인 주장만 나왔을 뿐 개혁 대상이나 분야 등에 대해선 의원들 사이에서 논의된 게 없다는 것이 지도부의 설명이다. 지도부 소속 의원은 “새로 만들 혁신기구가 장경태 의원이 이끌던 기존 혁신위원회와 어떻게 차별화되는지를 시작으로 개혁 대상부터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 혁신기구를 이끌 적임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친명(친이재명) 지도부나 비명(비이재명)계에 휩쓸리지 않고 당이 개혁할 부분을 꼬집을 수 있는 치우침이 없는 인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선 2016년 총선 당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이끌었던 혁신위원회 모델도 거론되지만 김 전 교육감처럼 인지도가 있고 리더십을 갖춘 인물을 찾기 힘들다는 게 현재 민주당의 고민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주중 혁신기구 출범을 목표로 두고 있지만 당내 일각에선 지도부의 ‘늑장 대처’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비명계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당의 자정능력이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코인 논란 관련)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게임업체의 국회 입법 로비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6월 중 상임위에서 청문회를 열고 부적절한 로비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사실일 경우 국회 차원의 징계나 고발 등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겠다”고도 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