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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기내서도 쫄깃한 면발 유지 위해 수십번 테스트”

입력 | 2023-05-22 03:00:00

기내식 우동 개발한 정호영 셰프
오일-양배추로 윤기-수분잡기 성공
탑승전 사전주문… 수익금 일부 기부




“기내에서 쫄깃한 면발을 어떻게 유지할지 수개월 고민했어요.”

4일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과 함께 국적 항공사 최초로 기내식 우동을 개발한 정호영 셰프(사진)는 이같이 말했다. 우동 분야 최고 실력가로 평가받는 정 셰프도 지상과는 다른 환경의 비행기에서 먹는 우동 개발에는 진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항공기에선 안전의 이유로 물을 끓일 수 없다. 면을 삶을 수 없다는 뜻이다. 또 비행 중에는 지상에서보다 기압과 온도가 낮아 미리 면을 삶아서 기내로 가져가도 면이 붇거나 서로 엉겨붙을 수 있었다.

정 셰프는 “정말 별것 다 했다”면서 “수많은 종류의 면을 사용하면서 이것도 넣어보고 저것도 넣어봤는데 지상에선 적합했던 방법이 기내로 가니 또 다르더라”라고 했다.

그는 결국 오일과 양배추를 이용해 윤기와 수분 잡기에 성공했다. 정 셰프는 “수란이 들어가는데, 식품 안전 인증을 받고 신선하게 유지될 수 있는 달걀을 찾는 것도 일이었다”며 “버터와 고기 등도 고급 재료를 써야만 맛이 나더라. 우동을 팔아도 남는 것이 별로 없다”며 웃었다. 에어서울이 출시한 기내식 우동은 △통통 새우살 샐러드 우동 △간장계란버터 우동 △고기 마제 우동 등 3가지다.

정 셰프를 비롯해 에어서울 직원들은 지상과 기내에서 수십 번 기내식 우동 테스트를 했다. 승객들의 다양한 기호를 반영해 소스 양을 늘리고, 면의 중량도 150g에서 200g으로 늘렸다.

특히 정 셰프와 에어서울은 수익금의 일부를 결식아동을 위해 기부한다. 에어서울 기내식 우동은 에어서울의 모든 국제 노선에 제공되며, 탑승 48시간 전에 사전 주문을 해야만 맛볼 수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