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입양아 출신 쿠르파시 대위 실종 1년여만에 유해 가족 품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했다 지난해 4월 말 실종된 한국계 전직 미국 해병대 장교 그레이디 쿠르파시 예비역 대위(50·사진)가 전사한 사실이 최근에야 뒤늦게 확인됐다. 그의 시신은 실종 1년 1개월 만인 19일(현지 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에 있는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미 시민단체 ‘웨더맨 파운데이션’이 그의 시신 발굴 및 유해 송환을 주도했다.
쿠르파시 대위 부부의 지인 윌리엄 리 씨가 이날 미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올린 사연에 따르면 쿠르파시 대위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국제의용군이 되겠다며 전쟁터로 떠났다. 당초에는 병사 훈련만 도와주려 했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전투 경험이 있는 지휘관이 절실해지자 결국 분대를 이끌고 전장에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 리 씨는 “그는 이타적이었고 항상 웃는 얼굴로 고난과 어려움을 이겨냈다”며 애도했다.
한국계 입양아인 쿠르파시 대위는 뉴욕 등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2001년 9·11테러를 계기로 해병대에 입대해 20년간 복무했고 2021년 9월 전역했다. 현역 시절 이라크전에 3차례 파병됐고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 퍼플하트 훈장을 받았다. 한국계인 부인, 14세 딸과 함께 3년간 주한미군으로 한국에서 지내기도 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