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색포도알균이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피부 지질 조성을 바꾸고 피부 장벽의 기능을 더욱 약화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안강모·김지현 교수, 미국 내셔널 주이시 헬스 병원(National Jewish Health) 도널드 륭·엘레나 골레바 교수, 김병의 박사 공동 연구팀은 아토피피부염에서 황색포도알균의 작용 기전을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피부에는 정상인과 달리 황색포도알균이 흔히 분포해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악화되고 중증도를 높인다. 가려움, 진물과 같은 증상을 유발해 수면 장애를 일으킴으로써 삶의 질을 극도로 악화시키고, 장기적으로 알레르기 행진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황색포도알균이 검출된 아토피피부염 병변에서는 중증도가 심하고 경피수분손실이 높아서 피부는 더욱 건조해지고, 피부장벽기능이 약해졌다.
이런 병변에서의 피부 지질의 조성을 보면 피부장벽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긴사슬 지방산의 비율이 작아지고, 상대적으로 피부장벽기능 유지에 불리한 짧은사슬 지방산의 비율이 높아졌다.
연구팀은 이런 차이가 발생한 이유를 밝히기 위해 3차원 세포배양시스템을 통한 세포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항생제에 민감한 황색포도상구균(MSSA)은 피부각질세포로부터 TNF-알파(TNF-α), 인터루킨-1베타(IL-1β)와 같은 사이토카인의 생산을 유도해 긴사슬 지방산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인 ELOVL3의 발현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황색포도상구균은 피부각질세포로부터 추가적으로 인터루킨-6(IL-6), 인터루킨-33(IL-33)와 같은 사이토카인의 생산을 유도해 긴사슬 지방산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인 ELOVL4의 발현도 추가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황색포도알균이 이미 알려진 것처럼 피부 염증을 악화시켜서 피부장벽 약화에 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직접적으로도 피부장벽의 지질 조성 변화와 기능 장애를 일으키고 있음을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아토피피부염이 심할수록 황색포도알구균의 군집이 더욱 많아지기 때문에 피부 위생 관리와 함께 미세먼지와 같은 악화요인 회피, 적절한 항염증 치료를 통해 황색포도상구균, 특히 ‘항생제 내성균’의 군집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연구용역사업을 통해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연구 결과는 유럽 알레르기·임상면역학회(European Academy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공식 학술지 ‘알레르기(Allergy)’ 최근호에 소개됐고 ‘편집자 추천(Editor’s Pick)’ 논문으로 소개될 만큼 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