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외곽서 버티며 탈환 준비
러시아가 완전히 장악했다고 밝힌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일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가 버티며 여전히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을 위해 러시아의 바흐무트 소모전을 유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지휘관 대부분은 러시아가 바흐무트를 90% 넘게 차지했다고 판단하면서도 탈환 가능성이 사라지진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진을 치고 있는 바흐무트 외곽 일부 지역이 “유의미하지 않다”면서도 “상황이 바뀌면 (바흐무트) 도심으로 진입할 기회가 반드시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전날 바흐무트 시내에서 “바흐무트는 완전히 점령됐다”고 선언했다.
우크라이나가 바흐무트 탈환 가능성을 입에 올리는 배경에는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진주하고 있는 지역과 형세가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그리 넓지는 않지만 바흐무트 외곽의 일부 고지대를 중심으로 러시아군을 반원 형태로 에워싼 대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을 일정 정도 시내를 중심으로 묶어두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이 같은 작전을 의도했다 하더라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민간의용대 지휘관 타라스 데이아크는 “바흐무트에서 적군(러시아)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임무였다”며 “우리는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고 말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