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후 인파관리 요청 폭증 교통지도-범죄단속 등에 잦은 동원 “현재보다 최소 20%는 증원해야”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의 노숙집회를 두고 윤희근 경찰청장이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경찰 내부에선 “불법 집회를 막으려면 기동대 인력난 해소가 급선무”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기동대를 보내 달라는 요청이 크게 늘었지만 의무경찰(의경) 제도 폐지 이후 기동대 인력이 3분의 1 가까이로 줄었기 때문이다.
이는 2017년 의경 폐지안이 확정된 이후 최근 5년 동안 서울에서만 의경 75개 부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반면 의경을 대신할 경찰 인력은 그만큼 충원되지 않았다. 서울청 기동본부 관계자는 “현재 추세라면 서울에서 매년 1개 부대가 250여 건의 집회 시위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에는 서울 강남역, 홍익대, 종로구 익선동 등 번화가 약 70곳에 서울 기동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26개 부대가 배치됐다. 제주경찰청은 최근 마늘 산지에서 절도가 이어진다는 이유로 이달 22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경찰 기동대를 투입해 농산물 절도를 막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기동대는 집회 시위와 인파 관리 외에도 교통지도 단속, 생활안전 활동, 범죄 단속, 경호 경비 등도 맡는다. 한 기동대 관계자는 “최근 경찰 안팎에선 기동대가 ‘만능열쇠’처럼 동원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서울청 기동본부 관계자는 “집회 시위나 인파 관리를 사고 없이 제대로 해 내려면 기동대원 수가 충분해야 한다”며 “불법 집회에 강경하게 대응하려면 현재 수준보다 최소 20%는 충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