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구원 출격해 볼넷 3개만 허용 부산고 타선, 세광고에 역전 화답 성남고는 경기항공고에 진땀승
“게 섰거라” 성남고 유격수 이재상(오른쪽)이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경기항공고와의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 1회말 수비 때 1사 만루 위기에서 상대 3루 주자 김남휘를 태그 아웃시키고 있다. 3루 땅볼을 더블 플레이로 연결하며 실점 위기를 벗어난 성남고는 이날 4-3으로 승리하며 2018년 이후 5년 만에 황금사자기 8강에 올랐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영탁아, 네가 좀 끊어 줘야겠다!”
박계원 부산고 감독은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세광고와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을 치르던 중 1회초 수비 때부터 팀 에이스 성영탁(3학년)에게 ‘SOS’ 신호를 보냈다. 박 감독은 원래 성영탁을 5회쯤부터 마운드에 올리려고 아껴두고 있었다. 그러나 선발 조민우가 1회초부터 3실점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성영탁도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 조민우가 첫 타자를 외야 뜬공으로 잡아낸 뒤 곧바로 2루타, 단타를 내주자 성영탁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며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불펜으로 향했다. 마운드에 오른 성영탁은 공 8개로 세광고 공격을 ‘끊어냈다’. 성영탁은 이후 8회까지 7과 3분의 2이닝 동안 볼넷 3개만 내줬을 뿐 안타는 하나도 맞지 않은 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그사이 부산고 타선이 5-3으로 경기를 뒤집어 성영탁이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대회 투구 수 제한 규정에 따라 성영탁은 나흘간 경기에 나설 수 없다. 27일 열리는 이번 대회 결승이 되어서야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성영탁은 “결승에 선발 등판해 역시 105개의 공을 던지며 ‘노히트’를 기록하고 싶다. 팀 동료들에게 ‘내가 한 번 더 던질 수 있게 8강과 4강에서 꼭 이겨 달라’고 부탁하겠다”고 말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