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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켜면 몰려와요”… 초여름밤 ‘팅커벨의 습격’

입력 | 2023-05-23 03:00:00

“물 뿌려도 소용없어, 장사 망쳐”
지자체들 민원 폭주 대책 고심



21일 오후 10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 가게 벽면에 동양하루살이가 빼곡하게 붙어 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안내받은 대로 물을 뿌려도 금방 다시 날아와 달라붙어요.”

서울 송파구 잠실 한강공원 인근 편의점에서 일하는 한호택 씨(59)는 21일 저녁 편의점 간판에 빼곡하게 붙은 동양하루살이들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서울과 경기 지역 일대에 일명 ‘팅커벨’로 불리는 동양하루살이가 무더기로 출몰하면서 인근 시민과 상인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1일 저녁 약 3시간 동안 서울 강동·성동·송파구와 경기 남양주시 일대를 돌아본 결과 상점 벽면이나 간판 주위에 동양하루살이가 수백 마리씩 모여 있는 곳이 쉽게 눈에 띄었다. 지자체에선 물을 뿌리면 날개가 젖어 쉽게 떨어진다고 안내했지만 취재팀이 직접 분무기로 물을 뿌려도 크기가 큰 경우 잘 떨어지지 않았고, 떼어낸 후에도 불과 10분 만에 다시 빼곡하게 벽면에 들러붙었다.

동양하루살이들은 빛이 나오는 쪽에 달라붙는 습성이 있다. 암사역 인근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유옥란 씨(50)는 “가게 내부 조명이 새어나가 벌레가 몰려들까 봐 마감 3시간 전부터 창문 블라인드를 내려놓는다”며 “포장된 빵 위에도 벌레가 올라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빗자루로 쓸어내린다”고 했다.

동양하루살이들은 사람에게 별다른 해를 끼치지 않지만 징그럽다는 민원이 폭주하면서 지자체도 대책을 고심 중이다.

한편 서울 강남구에선 외래종 흰개미가 발생해 환경부가 긴급 대처에 나섰다. 환경부는 전날(17일) 강남구 논현동 주택에서 발견된 흰개미와 관련해 18, 19일 현장조사와 긴급 방제를 실시한 데 이어 22일 농림축산검역본부, 산림청 등 유관 기관과 합동 역학조사를 벌였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