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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추진중인 핵심원자재법, 韓경제 제약 않도록 협력”

입력 | 2023-05-23 03:00:00

韓-EU 정상회담 공동성명 채택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오른쪽)과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한국과 EU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뉴시스


한국-유럽연합(EU) 정상이 22일 회담에서 EU가 추진 중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핵심원자재법(CRMA) 등의 입법이 양자 경제협력에 제약을 가져오지 않도록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고 윤석열 대통령이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밝혔다. 11년 만에 이뤄진 EU 상임의장과 집행위원장의 동시 방한을 끝으로 윤 대통령은 19∼21일 히로시마 개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전후 가진 13개 양자·다자회담 등 숨가쁜 ‘외교 슈퍼위크’를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8년 만에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측은 EU 경제 입법, 핵심 원자재법 등과 관련한 협의를 지속하고, 조기 경보 시스템 개발과 관련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안보 증진과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동 발표에 포함된 핵심원자재법은 원자재의 ‘탈중국’ 등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EU 역내 가공 비중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으로 ‘유럽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불린다. 윤 대통령이 유럽판 IRA가 경제 협력에 지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한국 입장을 EU 지도부에 직접 전달한 것은 미국 IRA에 따른 한국 자동차·배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 외교에서 요청했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EU는 자유무역협정(FTA) 등 기존 협력 분야를 환경·보건·디지털·경제안보 등 새로운 협력 분야로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양측은 또 “러시아는 침략을 중단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된 우크라이나 전 영토에서 모든 군사력을 즉각적으로, 완전히, 무조건적으로 철수해야 한다”며 러시아를 규탄했다. 아울러 “러시아에 대한 공동 압박을 지속하고 강화하는 데 동의한다”고도 했다.

EU 정상은 정부의 비핵화 대북정책인 ‘담대한 구상’을 지지하고 북한 내 인권침해 문제를 우려했다. 한-EU 정상은 또 남중국해에서 ‘상공 비행과 항행의 자유’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중국도 겨냥했다. 양측은 “인도태평양에서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에서도 한목소리를 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