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크게 하락하며 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개월 연속 하락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3.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월(3.3%) 이후 1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2월 3.8%에서 올해 1월 3.9%, 2월 4.0%까지 상승했다가 3월 3.9%, 4월 3.7% 등 3개월 연속 내림세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기업 및 가계 등의 경제주체들이 현재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향후 1년 후의 물가상승률을 뜻한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에 대해서는 공공요금(76.1%), 농축수산물(30.4%), 석유류제품(28.5%) 순으로 나타났다. 전월에 비해 공업제품(3.8%p)의 응답 비중이 증가한 반면, 석유류제품(-6.8%p), 공공요금(-1.5%p) 비중은 감소했다.
황희진 팀장은 “공공요금은 아직 다 반영이 된 건 아니다”며 “이 때문에 하반기에 얼마나 또 인상폭이나 시기가 정해질지가 불확실한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0으로 전월대비 2.9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비 회복 흐름에 따른 내수 부진 완화 기대감 등으로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값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CCSI는 1월 90.7에서 2월 90.2로 떨어졌다가 3월 92.0, 4월 95.1 등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향후 1년 뒤 집값 전망을 보여주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92로 주택가격 하락폭 둔화가 지속됨에 따라 5포인트 상승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6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지수 자체는 100 아래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고, 낮으면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2월 97을 기록해 2020년 5월(96) 이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 아래로 내려간 바 있다. 이후 같은 해 3월 100을 넘었으나 6월 다시 98로 내려가는 등 12개월째 100을 하회하고 있다.
금리수준전망CSI(114)는 여전히 높은 물가수준과 주요국의 금리 인상이 이어진 영향 등으로 3포인트 상승했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46으로 2포인트 하락했다. 취업기회전망CSI(78)는 4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은 이달 8일부터 15일까지 2500가구(응답 2351가구)를 대상으로 기대인플레이션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